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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2020 ACM-ICPC Seoul Regional 본선 후기 + α

특별상!

 

ICPC 특별상을 수상했다.

 

몇 달전 UCPC를 할 때보다 우리 팀원들 모두 개인적으로 열심히 준비했다는 것을 느꼈고,

예선 본선 모두 각자 해야할 역할을 잘 수행해 준 결과라고 생각한다.

 

SCPC 후기를 쓸 때 살짝 언급한바 있지만,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ICPC 운영은 가히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첫번째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문자/메일 테러가 있었다.

참가자의 신상정보(이름, 전화번호 메일주소 등)는 ICPC 홈페이지에 등록이 되어있는데도 불구하고,

운영측에서는 4번정도 참가자들의 신상정보를 보내달라고 했다.

그 중에는 다음날 오전 9시까지 신상정보를 보내달라는 문자를 오후 8시 20분에 보낸것도 있었다.

 

한 두번이면 그러려니하고 넘어갈 수 있는데, 똑같은 정보를 서로 다른 이유로 계속 보내달라고 요청하는것에 짜증이 났다.

서로 정보 공유를 하지 않는건가?

 

두번째로는 본선에서의 조잡한 운영과 모니토 프로그램의 불안정성이었다.

온라인으로 처음 진행되는 대회인만큼 참가자들이 본선 당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돌발상황에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확실히 해 줄 필요가 있었는데, 참가자들은 이런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했다.

SCPC와 비슷하게 매뉴얼이 왔는데, 매뉴얼이라기보다는 참가자들을 감독하는 '모니토'라는 프로그램의 사용설명서에 가까웠고, 그것 외의 정보는 거의 얻을 수 없었다.

 

예비소집 날 적당히 나와있는 내용대로 카메라를 설치하고 운영측에 현재 카메라 상태가 양호한지 물었고, 운영측에서는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그 날 밤에 '본선 화상기기 설치시 주의사항'이라는 메일이 왔고, 잘못된 카메라 설치 예시로 우리팀이 박제되어 있었다.

카메라 각도가 잘못되었으면 예비소집 당일날 알려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라고 있는 예비소집이 아닌가?

 

또, 그 메일에서 말한 잘된 카메라 각도로는 모든 팀원 인원이 확인 가능하고, 현수막, 책상, 모니터가 모두 확인 가능해야 한다고 적혀 있었는데, 그 정도의 각도를 내려면 카메라는 책상위에 있을 수 없었다.

운영측에서 카메라 설치 때 활용하라고 삼각대를 줬는데, 길이가 30cm도 채 되지 않아서 이걸 사용하는 건 불가능했고, 결국 SCPC를 할 때 받은 삼각대를 사용해서야 책상에서 떨어진 곳에 카메라를 설치할 수 있었다.

 

본선 당일, 모든 것이 잘 진행되나 싶었더니 모니토 프로그램이 간헐적으로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와이파이 문제인줄 알고 데이터 통신으로 바꿨는데도 계속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고, 우리는 문제를 푸는 도중에 휴대폰과 노트북의 모니토 프로그램에 재접속하는 것을 반복해야 했다.

 

그리고 가장 어이없는 사건이 발생하는데, 노트북과 휴대폰의 모니토 프로그램이 "수고하셨습니다. 테스트가 종료되었습니다." 라는 글과 함께 종료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모니토 프로그램 자체가 꺼져 버렸고, '모니토 프로그램이 끊겼다'라는 말 조차 없었기 때문에 우리는 매우 당황했다.

결국 운영측으로 메일을 보내고 돔저지에서 문의를 하고나서야 운영측으로부터 다시 접속하라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 후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문의를 넣었지만, '원인은 알 수 없고, 지금 잘 작동하고 있으니 문제를 푸시라'는 답변만이 돌아왔다.

 

이런 허접한 운영과 각종 악조건 속에서도 수상까지 할 수 있게해준 우리 팀원들에게 정말 고마웠다.

 

 

 

팀원

 

ANZ1217, ik_e, Envil_Saintan


타임라인

시작하자마자 Envil_Saintan이 문제를 프린트하러 나갔다.

 

먼저 쉬운문제가 있는지 훑어봤는데, 딱봐도 B가 너무 쉬운 문제로 보여서, 제출했더니 맞았다.

그리고 이건 대회 First Solve였다!

 

0:03 B 정답

 

 

다음으로 쉬운문제들을 찾았고, ik_e가 C번 문제를 보고 쉬운문제로 보인다고 했다.

이 문제의 해석과 풀이에 대해 조금 의견이 갈렸는데, 첫 번째 방법으로 시도해봤는데 틀렸고,

결국 다른 방법으로 풀어서 맞았다.

 

0:51 C 정답

 

 

다음으로 Envil_Saintan이 H를 비트마스킹으로 풀 수 있는 문제 같다고 했다.

내 생각에도 그랬고, 후딱 코딩해 제출했더니 TL이 나왔다.

거기에서 약간의 상수 커팅을 하니 무난하게 맞았다.

 

1:02 H 정답

 

 

ik_e가 E를 풀었다고 했다.

하라는대로 코딩했더니 맞았다!

 

1:37 E 정답

 

 

다음으로 어떤 문제를 풀지 결정해야 했다.

G를 봤는데 풀이가 바로 떠올랐고, 열심히 코딩해 제출했는데 의문의 WA를 2번 받았다.

틀리는 이유를 알 수 없어 다함께 고민했는데, 로봇들이 좌표가 증가하는 순 뿐만이 아니라 감소하는 순으로도 정렬될 수 있다는 것을 ik_e가 알아내 주었다. 이 부분을 고쳐서 제출하니 맞았다.

 

2:21 G 정답

 

 

이제 슬슬 풀만한 문제가 많이 없다고 생각했다.

 

A를 보고 있던 ik_e가 단순 구현 문제라고 했다.

내 생각에도 그랬고, 열심히 코딩해서 맞았다.

 

4:03 A 정답

 

 

마지막으로 비슷한 순위대의 팀들의 많이 푼 J번을 봤는데, 아쉽게도 결국 풀지 못했다.

그렇게 우리는 6솔팀중 유일하게 J번을 못푼 팀이 되었다.

 

조금만 더 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조금 남았지만, 그래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장려상이 14등까지라 15등으로 마무리한 우리 팀은 수상을 하지 못할 뻔 했는데, 다행히 특별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굵직한 대회들이 모두 끝났다.

 

이제 우리 팀은 나머지 팀원 둘이 각각 졸업과 군대로 사라져 버리는 관계로 내년에는 함께할 수 없게 되었다.

또, SCPC도 2회 수상으로 더 이상 참가하는 의미가 거의 없어졌기 때문에,

대회를 위한 PS 공부는 여기에서 마치려고 한다.

앞으로는 정말 단순 취미로 PS를 할 예정이다 ㅎㅎ

 

작년에 취직에 성공한 이후로, 졸업까지 남은 2년동안 무엇을 할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사실 2년동안 신나게 놀고먹기만 하는 것도 가능했겠지만, 나는 1년 더 공부하기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 선택으로 나는 코드포스 레드를 달았고, 인하대학교 첫 SCPC 4등상을 수상했으며, ICPC에서도 수상을 할 수 있었다.

대학교에 입학하고 나서야 C++을 처음 만져본 스트릿(?) 출신으로서 이정도면 할만한 건 다 했다는 느낌이 든다. 후련하다.

 

우리 팀원들도 올해 정말 고생 많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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